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한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이 과거 미성년자 성매수 의혹 등으로 인준이 불투명해지자 21일(현지시간) 결국 사퇴했다.

게이츠 전 의원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내 (법무장관) 인준이 트럼프/밴스 정권 인수의 중요한 과업에 불공평하게 방해가 되고 있다는게 분명하다"면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정치권의 실랑이를 오래 끌면서 불필요하게 낭비할 시간이 없다"면서 "그래서 나는 법무장관 고려 대상에서 내 이름을 철회하겠다. 트럼프의 법무부는 취임 첫날부터 자리잡고 준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게이츠 전 의원은 법무부 장관 지명 이후 과거 미성년자 성매수와 마약 남용 의혹 등이 나와 민주당은 물론 같은 공화당 내에서도 상원 인준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는 의원 시절 성매수와 마약 사용 의혹으로 하원 윤리위원회 조사를 받았다. 게이츠 전 의원은 법무장관에 지명되자 지난 13일 곧바로 의원직을 사퇴해서 하원 윤리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공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후 그가 성관계의 대가 등으로 두 명의 여성에게 수십차례에 걸쳐 1만달러(약 1천400만원) 이상을 송금했다는 보도 등이 나와 논란은 더 커졌고, 공화당과 민주당은 하원 윤리위 조사 보고서 공개 여부를 두고 충돌했다.

게이츠 전 의원은 전날에도 연방 상원의원인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의회에 가서 법무부 장관 인준 권한을 지닌 상원의 공화당 소속 의원들에게 지지를 부탁했다.

트럼프 당선인도 지난 19일 '게이츠 지명을 재고하느냐'고 취재진이 묻자 "아니다"라고 답해 법무장관 인선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CNN은 게이츠의 인준에 강력히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많았고 윤리위원회 보고서가 공개될 경우 상원 인준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게이츠 전 의원이 인준에 필요한 지지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고 전했다.

내년 1월 출범하는 제119회 미 의회 상원의 의석 분포가 공화당 53석, 민주당 47석인데 공화당 의원 4명만 이탈해도 인준이 불가능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리사 머카우스키(알래스카), 수잰 콜린스(메인), 미치 매코널(켄터키), 존 커티스(유타) 등 최소 4명이 게이츠의 인선에 크게 반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게이츠의 사퇴 발표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그는 매우 잘하고 있었지만 동시에 그가 매우 존중하는 행정부에 방해가 되고 싶지 않았다"면서 "맷의 미래는 밝으며 난 그가 할 훌륭한 일을 모두 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결국 트럼프 당선인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 내각 자리인 법무장관이 가장 먼저 낙마한 셈이다.

(사진=연합뉴스)